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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3

섬진강 3 김용택

섬진강 3 김용택 그대 정들었으리 .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맹이 ,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엇으리 . 더 키워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섬진강 2 김용택

섬진강 2 김용택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가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산자락에 몇 가옥 집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릅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 밤마다 산은 어둠을 베어내리고 누이는 매운 눈 비벼 불빛 살려내며 치마폭에 쌓이는 눈물은 강물에 가져다 버린다. 누이야 시린 물소리는 더욱 시리게 아침이 올 때까지 너의 허리에 두껍게 감기는구나. 이른 아침 어느새 너는 물동이로 얼음을 깨고 물을 퍼오는구나 . 아무도 모리게 하나 남은 불송이를 물동이에 띄우고 하얀 서릿발을 밟으며 너는 강물을 길어오는구나. 참으로 그날이 와 우리 다 모여 굴뚝마다 연기나고 첫날밤 불을 끌 때까지는, 스스로 허리띠를 풀 때까지는 너..

섬진강 1 김용택

섬진강 1 https://youtu.be/UHko7DUAsO4 섬진강 영상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숮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물이 어디 몇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걸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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