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3 김용택 그대 정들었으리 .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맹이 ,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엇으리 . 더 키워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