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험난했던 서울과 울릉이 1시간 하늘길로 연결됩니다. 고속철도(KTX)와 배로 7시간씩 걸린 것과 달라지죠.”(손종록 울릉공항 건설공사 건설사업관리단장)
9일 찾은 울릉군 사동항 인근 울릉공항 건설 현장. 바다 멀리 방파제를 쌓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케이슨)이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11월 착공한 후 1년 반 만인 지난달 투입된 첫 케이슨이다.
울릉공항은 육로가 없는 섬 지역에 국내 최초로 지어지는 소형 공항이다. 울릉도에는 활주로(1.2km)가 들어설 평지가 없어 바다를 메워 만든다. 바다를 메우는 구조물이 바로 케이슨이다. 부지 수심이 평균 23m로 인천국제공항(1m)은 물론 가덕도 신공항(20m)보다 깊어 국내 최초로 케이슨 공법을 공항 건설에 도입했다.
케이슨은 10∼12층짜리 아파트 3개 동 크기 구조물로 1개 무게가 1만6000여 t에 이른다.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서 제작해 52시간에 걸쳐 울릉도까지 옮겨온다. 케이슨 30개를 설치해 방파제를 완공하면 바닷물을 퍼내고 인근 가두봉을 깎아 나온 흙과 모래(915만 m³)로 부지를 다진 뒤 공항을 조성한다. 공사비 7092억 원을 투입해 43만 m² 부지에 5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으로 짓는다.
현재 공정은 약 20%로 2025년 12월 완공, 2026년 개항이 목표다. 김규율 울릉군 부군수는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교통이 편리해지고 응급환자 발생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울릉도는 강릉항이나 묵호항, 후포항, 포항항 등에서 여객선으로 3∼4시간을 가야 한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각 항구까지 KTX 등 육로로 2시간 이상 이동해야 한다.
울릉도는 2016∼2020년 연평균 선박 결항률이 22.1%일 정도로 결항이 잦아 관광객은 물론 주민도 불편을 겪어 왔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울릉도로 들어오는 관광객은 하루 2500∼2700명 선이다. 국토부는 공항 개항으로 항공기로 하루 최대 2000명까지 추가 입도해 연간 관광객이 기존 30만∼40만 명에서 100만 명 이상으로 늘 것으로 봤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울릉공항은 백령도 흑산도 등 다른 도서 지역 공항이 건설될 경우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항 소음과 난개발 우려는 여전하다. 공항 인근 사동3리 곽인길 이장(57)은 “종합병원 다녀오려면 일주일씩 걸리던 불편은 해소되겠지만 비행기 소음에 대한 걱정도 많다”고 했다. 도동항 근방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주민 A 씨는 “공항 착공 후 도동항 근처 건물값이 3.3m²당 3000만 원까지 치솟는 등 외지인 투자자가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울릉=정서영 기자 cero@donga.com